2월 15일 - 졸업 프로젝트 시작
나는 DevOps 내지는 SA 직무로 취직하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졸업을 위해 프로젝트가 필수가 아니어서, 탑싯으로 졸업을 위한 성적 커트라인을 넘기고 필요 학점만 채운 뒤 적당히 학교 생활을 하다가 학교를 떠날 예정이었다.
그런데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졸업하고 난 뒤에 박사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이 대 AI의 시대에 Cloud만 알면 부족하지 않을까?
대학생이 논문 안 쓰고 졸업하면 가오가 안 살지 않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그래서 일 잘하는 친구 하나 꼬셔서 졸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월 20일 - 아이디어 회의
이제 휴학을 하지 않은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씩 졸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가 졸업을 하며 특수학교 교사 임용이 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걸 보고 멋지다는 생각과 함께 나는 과연 무엇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 더 사익을 추가하자면 공모전을 노리려면 공익적인 주제를 고민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두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첫번째는 AI 공무원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gExgYD37yI
이 영상을 보고, 공무원의 직무 피로도가 엄청날 것 같았다.
민원이 올바른 부서에 도착하지 않으면 공무원들이 계속 전화를 돌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 있는 AI 눈송봇을 참고하여 공무원 대신 민원에 대답해주거나, 민원을 넣을 곳을 알려주는 AI를 개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RAG 챗봇을 구현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가 미흡하다는 점, 이미 정부에서 관련 서비스를 구축 중이므로 우리가 발표하는 2026년 3월에는 이미 정부에서 더 나은 성능의 AI 민원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해당 아이디어는 기각되었다.
두 번째 아이디어는 수어 번역 프로그램이다.
이쪽은 이미 아이디어가 포화 상태인 듯 싶어 일단 시장 조사부터 시작했다.
https://www.klcube.co.kr/dh/ai
먼저 "케이엘큐브"이다.
이 서비스는 한국어를 수어로 번역해주는 서비스이다.
그런데 이 서비스는 한국어를 수어로 번역해주기만 하고, 수어를 한국어로 번역해주지는 않는 것 같았다.
https://github.com/23bulgogi/sonmari
"손마리"라는 수어 번역 오픈소스이다.
수어 번역 오픈소스라는 점에서 주의 깊게 살표보았으나 출력 가능한 단어가 50가지가 안 된다는 점에서 실제 활용성이 부족하므로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진행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우리의 주제를 "실시간 수화 번역 프로그램 제작"으로 두고, 추가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3월 9일 - 교수님 미팅
졸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팀원과 함께 지도 교수님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어쨌든 내 팀원은 영국에 가 있으므로 내가 한국에서 미팅 등의 일을 도맡았다.
지도 교수님께 연락드릴 때 다음을 고려했다.
1. 교수님께 지도받아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 교수님의 전문 분야로 졸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가?
2. 교수님께서 꾸준히 논문을 읽으시고 실제 현장에서 업무를 진행하시는가?
3. 졸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꺼이 시간을 내서 피드백을 해주실 수 있는 분인가?
해당 내용을 고려하여 지난 해 컴퓨터 특강 수업을 열심히 들어 교수님이 내 이름을 알고, 교수님께서 CEO로 AI 회사에 근무하시며, 꾸준히 AI 랩실을 운영하고 계시는 이기용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다.
다행히 교수님께서는 아이디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주셨고, 메일로 미팅 날짜와 함께 구현 범위(오픈 소스 사용 기술과 직접 구현할 기술)에 대한 고려와 동영상 내 행동 인식 모델에 대해 조사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하셨다.
교수님께서 아직 졸업 프로젝트 지도 교수 승낙을 해주신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교수님께 어필이 될지를 고민하여 리서치를 진행했다.
먼저, 프로젝트 주제의 완성도 부분을 보완했다.
프로젝트 주제의 완성도는 1. 유사 서비스 분석 2. 프로젝트 주제의 실 사용성 으로 판단할 수 있다.
유사 서비스에 대해서는 교수님께 컨택할 때 충분히 말씀드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현실적으로 사용될 만한 서비스라는 타당성으로 교수님을 설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에 완성된 대부분의 수어 통역 서비스는 웹이나 앱 형태로 배포되었다.
하지만 농인을 만났을 때, 그와 대화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열어 그를 실제로 카메라로 비추며 대화할 것인가?
이러한 부분에서 프로젝트의 실 사용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사용하는 공간이 어디일지 생각해 보았더니, 화상 회의를 할 때는 비대면으로 만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카메라를 사용한다는 것을 생각해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사용하며, 프로그램을 그 위에 실행할 수 있는 "화상 회의 확장 프로그램" 형태가 좋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그리고 오픈 소스로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수어 번역과 같은 공익적인 목적성을 띈 프로젝트는 오픈소스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프로젝트의 취지에 부합한다.
- 데이터셋을 보완하게 된다면 농인 학교 혹은 수화 동아리와 컨택해야 한다. 이때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오픈소스를 제작 중이다”는 것이 더욱 설득력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그냥 오픈 소스가 재미있어 보인다.
이 내용에 대해서도 교수님이 충분히 설득되실 만큼 설명드렸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셨다. (앗싸)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에 충실하기 위해 모델 리서치 및 구현 범위도 열심히 고려했다.
일단 먼저 모델 리서치에는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모든 모델 조합에 대해, 작성된 논문을 아래 달아 두었다.
또한 교수님께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판단한 뒤에 피드백을 받는 것이 올바른 멘티의 자세라고 생각이 들어 각 모델 사용 시의 장단점을 작성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한 Best Case를 작성했다.
그 외에는 MVP 모델에 포함되지 않은 추가 고려 기능과 KPI 지표를 이용한 달성 목표까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작성하여
"저는 교수님의 메일에 따라 충실히 프로젝트에 임했으며, 목표 실현성이 있고, 학습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을 어필하여 졸업프로젝트 교수님이 되어 주실 수 있는지를 여쭤 보았고, 승낙을 얻어냈다.
그런데 교수님이 마지막에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일이 많은데, 팀원 한 명을 보충하는 것이 어떤가?"
3월 13일 - 팀원 모집
팀원 한 명 보충하는 김에, 공모전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한이음 공모전은 4월 - 10월 진행하므로 10월달에 한이음 공모전이 끝난 뒤, 졸업 프로젝트 제안서를 제출해 프로젝트를 이어나가는 것이 시기적으로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원래는 한이음 공모전에는 최소 3명의 팀원이 모여야 해서 신청 여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3월 9일 교수님 미팅을 진행하며 팀원 보충에 의견이 모였고, 급하게 팀원을 모집하게 되었다.
그냥 졸업 프로젝트 구인글을 올리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여러 사람들이 재미있게 느끼고 강렬하게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찌라시를 만들어 구인 공고와 함께 올렸다.
확실히 이목 끌기에 성공했는지 에타에 좋아요를 22개나 받았다.
에타 말고도 교수님께 메일로 보내서 찌라시를 뿌려달라고 요청드렸다. (하지만 실제로 뿌려주시지는 않았다.)
주변 인맥을 통해서 좋은 사람에게 연결해 달라고 열심히 졸랐다. (실제로 좋은 주제니까)
덕분에 3월 15일에 새로운 일 잘하는 팀원 2가 합류했다.
3월 16일 - 한이음 공모전 준비
팀원도 모였겠다, 바로 한이음 공모전 멘토 홍보를 했다.
한이음 공모전 단체 톡방에 멘토님 모집글을 올렸는데,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인맥이 있는 Whitehat School의 박수현 멘토님께 연락을 드렸는데, 이미 3팀을 지도해주시기로 맡으셔서 더 이상 자리가 없다고 하셨다.
그 외에도 5분에게 더 연락을 드렸지만 가능하다는 답변이 오시지 않았다.
그렇게 프로젝트 못 하나... 하고 신 포도 여우 이야기마냥 아 다른 공모전 나가면 되지~~ 하는데 오후 11시 35분에 멘토님께서 오셨다.
그래서 부랴부랴 팀 사진을 찍고, 한이음 공모전에 선정될 수 있도록 수행 계획서도 열심히 다듬어서 첨부했다.
정말 이번에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마지막에 단톡방에 올린 멘토님 모집 공고가 딱 연결시켜줬다.
앞으로는 미리미리 하자...
이제 일은 다 벌려놓았으니 열심히 7달간 수습하면 된다~~ 파이팅!